“실제 화재(Live Fire) 훈련 개시!” 9일 공군교육사령부(이하 교육사) 시설종합학과장. 침실을 그대로 구현한 실내 화재진화 훈련장에 불길이 치솟았다. “3단계 플래시 오버(flash over) 가동!” 교관이 계기판을 조작하자, 불꽃이 순식간에 벽을 타고 올라 방 안을 뒤덮었다. 고도로 훈련된 소방요원들도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는 급속한 화재 확산 현상이었다. 그때, 공군 항공소방요원들이 이글이글 끓어오르는 불구덩이 속으로 돌진했고, 소방호스와 불꽃 사이에 혈투가 벌어졌다. 손에 땀을 쥐게 했던 20분간의 시범훈련은 실제 재난 현장 그 자체였다.

공군이 ‘원격 감시·제어 시스템’을 적용한 군 최초의 ‘실제 화재 훈련장’을 비롯해 화생방·전력·피해복구 등 시설 전 분야에 대한 현장 중심 교육훈련이 가능한 대규모 ‘시설종합학과장’을 준공하고 10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188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 총 3만230㎡ 규모로 교육사에 조성된 시설종합학과장은 소방·화생방을 포함한 종합재난대응훈련장과 시설종합숙달·피해복구·전천후전력종합훈련장 등 시설 분야의 전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맞춤형 최신 교육훈련시설을 갖췄다.

가장 눈길을 끄는 ‘소방종합훈련장’은 모든 훈련 데이터를 원격으로 감시·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재 초기’ ‘확대’ ‘플래시 오버’의 3단계 점화 방식을 통해 긴박한 화재 현장을 자유자재로 재현한다. 야외 훈련장에는 특수 제작한 진화훈련용 모형 수송기를 배치, 엔진·연료누출 상황에 대한 실화재 진화 훈련도 가능하다. 연막만 터뜨리고 진행했던 과거의 소방훈련과는 질적으로 다른 실전성을 갖추게 된 것.

전군 유일의 ‘항공소방’ 특기를 보유한 공군은 현재 육군·해병대를 대상으로 연간 10차 이상의 ‘소방병 보수과정’을 운영 중이다. 앞으로 신축 훈련장을 활용한 전군 대상 교육훈련 지원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시범 훈련을 지휘한 교육사 시설교관실 강병한(상사) 항공소방교관은 “불을 실제로 경험해본 요원과 그렇지 않은 요원이 화재 현장에서 느끼는 공포심은 차원이 다르다”며 “첨단 기술이 적용된 훈련장에서 재난 현장에 더욱 강한 정예 소방요원을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종합학과장 건립을 추진한 교육사 박찬혁(대령) 군수2학교장은 “현장 중심의 훈련시설에서 내실 있는 교육훈련을 통해 교육생들이 우수한 시설 분야 작전요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