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5월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돼 신원이 확인된 고(故) 남궁선 이등중사의 유해가 9·19 군사합의 1주년을 하루 앞둔 18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육군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욱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남궁 이등중사 발굴 유해 안장식을 엄수했다. 안장식에는 고인의 유가족,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노규덕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 이남우 국방부 인사복지실장, 장광선 2사단장, 장병, 보훈단체회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전투영웅의 영면을 추모했다.

1930년 강원도 홍천군에서 태어난 남궁 이등중사는 1952년 스물세 살의 나이에 입대해 육군 제2보병사단 소속으로 강원도 김화 일대 저격능선 전투 등에 참전했다.

남궁 이등중사는 1953년 6월 29일부터 시작된 화살머리고지 전투에서 중공군과 사투를 벌였다. 사단은 두 차례에 걸친 접전 끝에 고지를 사수했지만, 남궁 이등중사는 안타깝게도 전투가 끝나기 전인 7월 전사하고 말았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 4월 우측 팔이 화살머리고지 전투 현장에서 먼저 발견됐고, 발굴지역 확장을 통해 5월 30일 완전 유해로 최종 수습됐다. 전사자 유품 등 단서가 없는 상태에서 신원확인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아들인 남궁왕우(70) 씨가 지난 2008년 2월 유가족 DNA 시료 채취에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육군은 전했다.

남궁왕우 씨는 “사진으로만 만나 보던 아버지를 드디어 만나게 해준 국가와 우리 군에 감사한다”며 “목숨을 바쳐 조국을 구하신 전투영웅의 아들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은 추모사를 통해 “우리 정부와 국민은 수많은 전투영웅의 희생과 공헌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라며 “내년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호국영웅들의 애국충정을 계승하는 데 더욱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욱 육참총장은 조사에서 “호국영웅의 값진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지금의 자유와 행복을 지켜낼 수 있었다”며 “육군 장병들은 선배님의 숭고한 애국심과 남다른 전사 정신을 본받아 강력한 힘으로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 총장은 “앞으로도 13만3000여 호국영웅들이 가족의 품으로 조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윤 기자 ksy0609@dema.mi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