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지뢰 제거·유해 발굴… JSA 비무장화 ‘탄력’
 판문점선언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의 첫 번째 조치로 비무장지대(DMZ) 남북 공동 유해발굴이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2일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육군5사단 공병대대 장병들이 지뢰 제거 작전을 펼치고 있다. 조용학 기자 |
● 9·19 군사합의 한 달, 어떤 변화 있었나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 처음 마주 앉아
지뢰 제거·화기 철수 등 점검… 연내 관광객 자유로운 왕래도 가능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도 가시권… 적대행위 종식 등 속도낼 듯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앞줄 왼쪽 둘째) 대통령비서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위원들이 17일 오후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인 강원도 철원군 육군5사단 비무장지대 GP를 방문, 발굴 현장에서 나온 물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평화선언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우리 군의 움직임이 숨 가쁘다. 지난달 19일 남북 군사당국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한 지 한 달, 국방부와 우리 군은 합의서에 따라 한반도를 ‘평화의 땅’으로 만드는 작업을 쉼 없이 추진하고 있다.
브룩스 사령관 “생산적인 3자 대화에 고무”
남북과 유엔사가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이날 3자 회의는 이 외에도 북한이 비무장지대(DMZ)를 관할하며 남북의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유엔사의 역할을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사 사령관은 “이 생산적인 3자 대화에 고무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남북과 유엔사는 JSA 내 지뢰 제거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합의서에 명시된 20일까지 지뢰 제거를 완료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JSA 내 초소와 화기를 합의서에 명시된 시한, 즉 지뢰 제거 완료 후 5일 이내에 철수하는 것이 가능한지도 점검했다.
이런 세부 조치가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이르면 연내 민간인 관광객이 JSA 남북 지역을 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4·27 판문점 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건넜던 군사분계선(MDL) 경계석도 직접 넘나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MZ 남북 공동유해발굴 및 도로개설 작업도 순조롭게 준비되고 있다. 남북은 이달 1일부터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발굴을 위한 사전 과제 격인 지뢰 제거 작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뢰 제거 작업은 남북이 합의서 체결 후 실질적 이행을 위해 취한 첫 조치다. 현재 우리 군 지뢰 제거 TF팀은 화살머리고지 내 지뢰·폭발물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업은 다음달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화살머리고지의 지뢰가 완전히 제거된 뒤에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국유단은 언 땅이 풀리는 내년 4월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발굴을 위한 첫 삽을 뜰 계획이다. 화살머리고지에는 우리 국군은 물론 미군과 프랑스군 등 유엔군 전사자, 북한군과 중국군 전사자들이 뒤섞여 묻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학기(대령) 국유단장은 지난 12일 국방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8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쌓아온 국유단의 노하우와 현장분석 능력, 정밀감식 기술을 바탕으로 공동 유해발굴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들도 첫 현장방문지로 화살머리고지를 찾았다. 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등 위원들은 17일 이곳을 방문, 지뢰 제거 및 유해발굴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지를 점검하고 위험한 현장에서 지뢰를 제거하는 장병들을 격려했다.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남북은 지난 15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5차 고위급회담에서 빠른 시일 안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고 적대행위 종식 및 군사공동위 구성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남북은 DMZ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하는 문제와 공동군사위 구성·운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JSA 지뢰 제거 공사가 종료되면 바로 장성급 회담 일정을 정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가능하면 연내에, 빠른 시일 내에 군사공동위 구성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군사공동위가 구성되면 합의서 이행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남북에 맞닿아 있는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군사적 보장 대책도 강구 중이다. 남북은 12월 말까지 공동이용수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軍, 흔들림 없는 군사대비태세 노력도 계속
국방부 관계자는 “한강 하구는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되는 수역”이라며 “그동안 군사적 긴장상태가 지속되면서 자유롭게 접근하지 못했던 공간을 함께 활용하기 위한 군사적 보장 대책 수립에 합의함으로써 또 하나의 평화 공간을 복원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남북 공동수로조사와 민간선박 한강하구 수역 이용을 군사적으로 보장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한강하구는 골재채취, 관광·휴양, 생태계 보전 등 다양한 사업이 가능한 곳”이라며 “앞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틀 안에서 군사적 보장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합의서에 따라 지상·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지난 17일 전군 작전지휘관회의를 열고, GP 시범철수와 지·해·공 충돌 완화를 위한 군사조치에 대한 작전사 및 예하부대의 과업을 분석하고 세부사항을 논의했다. 박 의장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을 우리 군이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한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우리 군의 노력도 계속된다. 이날 전군작전지휘관회의에서는 합의서 이행을 위한 세부사항과 동시에 군사대비태세 유지에 대한 진지한 토의도 이뤄졌다. 박 의장도 “군사 분야 합의사항이 준수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한편 엄정한 작전기강이 확립된 가운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 군은 남북 공동수로조사와 민간선박 한강하구 수역 이용을 군사적으로 보장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한강하구는 골재채취, 관광·휴양, 생태계 보전 등 다양한 사업이 가능한 곳”이라며 “앞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틀 안에서 군사적 보장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합의서에 따라 지상·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지난 17일 전군 작전지휘관회의를 열고, GP 시범철수와 지·해·공 충돌 완화를 위한 군사조치에 대한 작전사 및 예하부대의 과업을 분석하고 세부사항을 논의했다. 박 의장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을 우리 군이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취임사에서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한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우리 군의 노력도 계속된다. 이날 전군작전지휘관회의에서는 합의서 이행을 위한 세부사항과 동시에 군사대비태세 유지에 대한 진지한 토의도 이뤄졌다. 박 의장도 “군사 분야 합의사항이 준수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한편 엄정한 작전기강이 확립된 가운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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